[오토메이션 월드 2018 특별 대담] “4차 산업혁명, 스마트공장에 길을 묻다…한국형 스마트공장의 문제와 그 해법”

게재월 | 2018 - 03 조회26894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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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공장은 결론 아닌 과정 … 전체 바라보는 시각 필요

중요한 건 플랫폼 … 제품에 정보 더해야 가치 창출된다


“스마트공장은 구조적으로 확정지을 수 없으며, 진화하는 과정에 있다. 전체를 조망하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융합적인 창의성, 디지털에 대한 친숙성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스마트제조의 큰방향성이다.”


월간 자동화기술이 오토메이션 월드 2018 개최를 앞두고 지난 1월16일 진행한 특별대담에서 LS산전 CTO인 권봉현 전무와 성균관대학교 스마트팩토리융합학과 정종필 교수는 중요한 것은 플랫폼이며, 이를 통해 제품에 정보를 앉혀야 새로운 가치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특별대담의 내용이다.




김유활 기자(이하 김유활) : 바쁘신 중에도 특별대담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4차 산업혁명, 스마트공장에 길을 묻다…한국형 스마트공장의 문제와 그 해법>을 주제로 대담을 진행하겠습니다. 그간 스마트공장, 특히 한국형 스마트공장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그 방법론은 주체마다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먼저 한국형 스마트공장에 대한 정의를 살피는 것으로부터 출발해볼까요.


플랫폼 통해 고객과 연결돼야


정종필 교수(이하 정종필) : 한국형 스마트공장 산업은 그동안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온 우리나라 IT기술과 인프라의 강점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업계가 축적한 IoT 기술이 모듈 형태로 강점을 가지면서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한국형 스마트공장인 것이지요.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플랫폼입니다. 공장을 스마트하게 진화시키는 데 필요한 핵심이죠. 아시겠지만 인프라로 연결된 네트워크에 힘입어 사용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고 만족시킬 수 있게 하는 것이 플랫폼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들은 외국의 통합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지요. 한국형 스마트공장은 연결성이 중요한 플랫폼 기술을 통해 제조현장과 고객이 연결되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종필 교수는 “우리나라 대부분 기업들은 외국 의 통합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한국형 스마트공장은 연결성이

중요한 플랫폼 기술을 통해 제조현장과 고객이 연결되는 형태 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봉현 전무(이하 권봉현) : 교수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저는 한국형을 말하기 앞서 스마트공장에 대한 근원적인 시각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공장은 현재 진화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건물을 지어 올라가는 상태랄까요. 건물이 어느 정도 높이로 어떻게 지어질지 감 잡을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지요. 물론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 가량 교수님 말씀대로 어떤 플랫폼 기반에 어떤 모듈들이 구성되어야 하는지 등이 갖춰져야 하겠지요.


각자가 바라보는 스마트공장에 대한 차이는 서로의 시야에 투영되는 모습을 나름대로 정의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 같습니다. 그 차이를 서로 인정하고 공유를 하는 구조가 되어야 하는데, 자신이 보고 있는 것만을 말하며, 그것이 스마트공장의 모델이라고 생각하는 데서 차이가 발생하는 것 아닐까요.


이를테면 어떤 사람은 기반을 먼저 깔아야 한다고 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기반은 이미 완료돼야 하며,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등이 들어가야 한다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지요.


저는 그래서 생각을 먼저 바꿔야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스마트공장은 하나의 목적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제조자와 소비자가 상호작용 할 수 있게 하는 과정이라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스마트공장 혹은 스마트제조는 고정된 어떤 것이 아니라 기술이 발달할수록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발전하는 것으로 이해하자는 것입니다.


▲ 권봉현 전무는 “한국형을 말하기 앞서 스마트공 장에 대한 근원적인 시각부터 살펴봐야 한다”며, “스마트공장은 하나의

목적이 아니라, 제조자와 소비자가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는 과정이라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정종필 : 스마트공장, 스마트제조를 논의할 때 인력 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흔히 4차 산업혁명을 말할 때 ‘산업의 일자리가 바뀔 것이다. 기존 일자리들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며, 새로운 일자리들이 생길 것’이라고 말합니다.


제조업의 경우, 현재 종사자들의 역량만으로는 미래에 대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며, 인공지능 기술이나 로봇을 도입하는 등 운영의 방향을 크게 바꾸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은 그래서 자동화를 구축해 왔고 그것을 스마트공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스마트공장을 구축했다는 업체에 가보면 실제로는 모두 자동화, 무인화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추고 있더군요.


중소중견기업뿐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종종 같은 모습을 보입니다. 노동자와 사용자 간의 마찰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 되는 것이죠. 


저는 일자리가 바뀌는 것에 대해서 이해하고 적응하는 인재를 기르는 것이 스마트공장 또는 스마트제조를 바라보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선 융합적인 창의성, 디지털에 대한 친숙성이 있어야 합니다. 디지털에 대해서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디지털 마인드가 중요하며, 미래에는 로봇과 사람이 협업하는 환경으로 바뀔 것이란 전망에 대한 동의도 있어야 하겠지요.


권봉현 : 결론은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일이라는 게 물리적인 것부터 시작해 정신적인 업무 등 다양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혼자 하던 것을 협력을 통해 할 수 있다는 방법에 대한 인식전환입니다. 이것을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교수님께서 앞서 지적하신 인력에 대한 말씀에 공감합니다. 자동화의 목적은 로컬 맥시마이즈(Local Maximizing)하는 것이죠. 기존에 하고 있는 것의 효율을 높이되 필요한 에너지는 적게 쓰면서 품질을 높이는 것이죠.


저는 4차 산업혁명을 다음과 같이 이해합니다. 1, 2차의 경우 사람의 물리적 근력으로 하는 일들을 기계와 전기가 바꿔주는 영역이라면, 3차는 데이터가 연결되고 그것들이 현장으로 연결되며 일부가 샘플링으로 상위로 올라간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문제는 아랫단에선 수평적으로 연결되지만, 윗단으로 올라가는 데이터들은 통신 속도라든지 메모리의 한계와 같은 이유 때문에 비동기적 데이터 흐름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요즘은 반도체와 통신의 발전에 따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그대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지령받는 게 아니라, 실시간으로 상호간 피드백 될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지요. 이게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흔히 말하는 사이버 피지컬 시스템이라고 하는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지요.


단순하게 어떤 공정을 자동화했다면 일부 스마트화 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스마트공장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데이터가 올라가고 정의, 분석, 예측, 피드백 등의 과정이 없거든요.


자율주행자동차의 예를 든다면, 자동차 혼자서 똑똑하다고 되는 게 아니라, 도로라든가, 다른 자동차라든지, 아니면 상위 클라우드에 존재하는 데이터 등이 실시간으로 움직여야 되는 거잖아요. 


스마트공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조자나 소비자, 그리고 중간에 있는 여러 협력자들이 모두 연결되는 구조가 되어야 합니다. 일하는 방식이나 생각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구조로 바뀌어야 하는데 이 부분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저희 회사는 큰 그림을 그리되 작게 잘라서 빠르게 실행을 하면서 그 다음 변화에 대응해 나갈 수 있는 구조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R&D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려고 합니다.


예전에는 목표를 명확하게 정한 다음에 진행하던 것을 지금은 큰 목표를 두되 중간에 작은 목표를 둡니다. 그리고 작은 목표에 제대로 도달됐는지 내용 검증 후 파일럿을 돌려보고, 다음 단계로 이동하는 구조입니다.


스마트공장을 만드는 과정도 한 번에 큰 그림을 실현하려고 하기보다는, 큰 방향을 잡아놓고 단계를 밟아 이해 관계자들을 설득하는 등의 진행이 훨씬 더 부드럽게 진행되지 않을까요.


▲ 정종필 교수는 “개별 제조산업은 저마다 프로세 스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에는

어렵다”며, “작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모듈 형태의 플랫폼 시 장에 진입하는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별 산업군 겨냥한 플랫폼 개발 필요


정종필 : 모바일의 경우, 안드로이드나 아이폰과 같은 통일된 플랫폼을 통해서 산업을 독점하는 구조입니다. 아시겠지만 많은 기관에서 플랫폼을 가져오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그 시장에 진입하기가 힘든 게 사실이고요. 


그러나 제조업은 산업마다 경우가 다릅니다. 모바일과는 달리 개별 제조산업은 저마다 프로세스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에는 어렵습니다.


저는 그래서 개발 산업군이 갖고 있는 특성과 절차를 반영할 수 있는 플랫폼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실제로 독일이나 북유럽에서는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작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모듈 형태의 플랫폼 시장에 진입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추구해야할 방식이 아닌가 싶어요.


권봉현 : 저희 회사도 말씀하신 것을 실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업본부를 맡아 스마트공장 사업을 추진했던 당시, 여러 기업을 만나보면 서로 다르지만, 핵심은 단순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데이터의 흐름 관점에서 보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 후 데시보드에 보여주면서 예측할 수 있잖아요. 피드백 구조를 기본적으로 생각하면, 특정 고객만 갖는 압축된 아키텍처 형태의 플랫폼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거기에 업종별로 다른 공정에 대한 노하우, 프로세스 등을 앉힐 수 있는 구조가 되면, 기본적인 데이터의 흐름을 전제로 상당 부분 공통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이것이 커지게 되면 하나가 아닌 몇 개의 단위로 나누어야 하겠고, 어떤 것들은 서비스의 형태로 플랫폼 위에 올릴 필요도 있겠지요. 


예를 들자면 전기전자나, 제약, 화학 등 많은 업종의 특성을 갖는 노하우가 모여야지 제대로 돌아갈 수 있는 MES처럼 말이죠. 기본 플랫폼과 핵심 플랫폼을 각각 모듈화하고, 여기에 기업별 경험들을 축적해 공통 모듈화해 나가면 가능할 것 같아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앞서 말씀드린 일하는 방식입니다. 손으로 하던 것을 머리로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다른 하나는 바로 협업이지요. 독일은 프라운호프 중심으로 그런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만 국내에서 상당히 어려운 것 같아요.

 

기능적으로 스마트공장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레고블록처럼 각자의 장점을 기반으로 협업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는 게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공통 모듈화 할 수 있을까, 많은 중소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솔루션들을 어떻게 연계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할 시점이지요.


결국 한국형이 독일이나 미국의 다른 예시들처럼 바닥부터 위까지 혼자서 다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면, 국내 전문 회사들이 연계해서 업종별로 솔루션들을 만들어 나가는 게 필요조건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정종필 : 정부에서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던데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의 사업을 보면,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과제들을 많이 기획했더군요.


권봉현 : 산업부의 관계자와 비슷한 얘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민간에서 그런 역할을 하면 좋은데, 그렇지 못하니 정부서 나서는 것 같더군요. 방향은 괜찮지 싶어요. 정부와 연구기관, 학회, 산업체 등이 같이 어우러지게 되면 좋은 모양이 나올 수 있겠지요.


적지 않은 중소기업들은 스마트공장에 대한 정의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고, 투자비용에 대한 이슈 이외에, 구축하고는 싶은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는 부분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스마트공장추진단의 보급 및 확산사업으로 일부 해소되고는 있지만, 정부의 지원금이 끊어지게 되면 멈출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요. 지속성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주는 정부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특정 분야에 한정된 솔루션을 가지고 있는 공급업체들 입장에서 보더라도 힘을 발휘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중소 공급업체와 중소 수요업체가 서로 연결되어도 솔루션의 지속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정부의 고민인 듯합니다. 중간에서 플랫폼 개념으로 잡아 줄 수 있으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진전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권봉현 전무는 “플랫폼 개념이나 고도화로 가기 위해서는 큰 그림에 대한 청사진이 더 중요하 다”며, “확산에 집중하는 것은

일반 코디들이 담 당하고, 고도화가 필요한 부분은 전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전문가들이 지원하는 구조로 가야한 다”고 말했다.


오픈소스와 아웃소싱도 해법


정종필 : ICT 기술 적용도에 따라서 스마트공장을 5단계로 구분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고도화 부분에서는 IoT나 CPS 적용 등을 이야기합니다. 


이와 관련, 스마트공장추진단이 구성된 지 5년이 되어가는데 고도화 수준으로 구현되고 있는 기업은 하나도 없는 게 현실입니다. 실제로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전무님께서 말씀하신 다양한 플랫폼들이 묶여있는 구조, 즉 플랫폼 오브 플랫폼즈를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구조를 보면 가장 하단에 IaaS가 있고 그 위에 PaaS, SaaS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도화에 해당하는 SaaS와 IaaS 분야에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요소 기술을 가져오기 위해 상당한 투자도 진행되고요. 


하지만 IaaS, PaaS를 연결해 주는 PaaS에 대해서는 기술력이 뒤쳐진 상태입니다.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PaaS이지만 정작 국내 업체의 경쟁력은 지멘스, GE와 같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그것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요. 이런 것들이 고도화를 방해하는 걸림돌이 아닌가 싶습니다.


권봉현 : 그 부분도 숙제 중 하나가 맞습니다. 해외의 큰 기업들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지멘스만 하더라도 소프트웨어를 강화한 지 10년이 넘었고, GE도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겠다고 천명한 바 있고요.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많이 늦은 편입니다. 프로세스로 움직이는 큰 회사들, 이를테면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업체 같은 경우,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갖고 그 안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이들의 노하우가 일반화되기는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다시 말해 보편적 공통화 구조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IaaS, PaaS 등도 나오기 쉽지 않다는 것이죠. SAP의 하나 혹은 마이크로스프트의 애저(Azure)와 같은 솔루션을 내놓을 만한 소프트웨어 전문회사가 없잖아요.


LS산전은 최근 스마트공장과 스마트에너지 관련한 빅데이터 분석을 POC(Proof of Concept, 개념 확인)나 파일럿 개념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낍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가용성이 굉장히 높아진 것 같아요. 오픈소스 같은 형태로 개방돼 있어 솔루션은 충분히 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IaaS, PaaS 같은 기반 인프라는 별도로 고민해야 하지만요.


어쨌든 알고리즘이나 활용 등 갖다 쓰는 환경이 예전보다 많이 좋아져서, 생각 외로 솔루션에 대한 고민은 덜어낼 수 있을 겁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을 사용해 어떤 모델,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느냐이겠지요. 


여기에 하나 짚어야 할 것은 아웃소싱에 대한 부정적 시각입니다. 바깥 자원을 활용해 자신의 역량을 최대화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꾸 내재화하려는 고집이 아직도 많습니다. 내가 갖고 하는 게 좋다는 예전의 습관에서 비롯된 문제겠지요. 이 같은 상황은 큰 기업일수록 더 심한 것 같더군요. 계열화와 같은 개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을 보유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무엇을 생각할 것인가,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 외부자원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어떻게 공통부분을 플랫폼화할 것인가, 이들이 잘 엮어서 파이를 키우고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인가 등 근본적인 것들을 고민하는 생각의 전환도 중요합니다.


전문 인력 양성도 시급


정종필 : 결국 인력의 문제로 다시 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대기업의 경우 우수한 인력들이 많지 않습니까. 하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50인 이상 되는 중소기업들도 애로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듣고 있습니다. 


한 가지 예로, 모 기업 대표는 자동화를 구축하기 위해 추진단의 지원금 등 총 50억 원을 투입해 로봇을 도입했지만, 정작 현장은 생각했던 수준 이하로 돌아간다고 하소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 사례 이외에도 여러 기업으로부터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불만을 접하고 있어요. 


이유를 들여다보니 코치하는 사람들이 약한데서 비롯된 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기업에서 추진단 전문위원들의 코치에 만족하는 비율이 5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거든요. 이런 것들도 스마트공장이라고 하는 중요한 사업을 잘 풀어가기 위해 풀어야할 숙제가 아닐까요.


권봉현 : 사실은 그런 사람들을 육성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런 일을 하려면 도메인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전체 개념도 잡혀있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아무리 기업에서 좋은 설비를 구축했다 하더라도, 앞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전개가 될 것이고,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줄 것인가 등 전체를 볼 수 있는 시각이 없으면 활용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겠지요.


활용도가 낮아진다는 얘기는 모양만 달라졌지 자동화의 연장선으로밖에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데이터가 전체로 연결되고 사이버에 올라갔다가 다시 피드백으로 되먹임 되는 구조를 이해하면 할 수 있는 것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저는 현재 잘 진행되고 있는 추진단의 확산사업이 기반을 조성하는 첫 번째 웨이브이며, 두 번째 세 번째 웨이브가 나와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플랫폼 개념이나 고도화로 가기 위해서는 투자에 대한 이슈도 있지만 어떠한 그림으로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지난해 초반만 하더라도 빅데이터 분야에서는 ‘일단 많이 모으자’는 데이터 레이크(Data Lake) 개념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4분기 이후부터는 ‘데이터 레이크는 결국 데이터 늪이다. 쓰레기는 모아봐야 쓰레기일 뿐’이라고 말하더군요.


우리가 어떤 가치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없으면 현장에서 어떤 데이터를 가져와야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겠지요. 목표가 명확해야 만이 만족스러운 활용이 가능합니다. 아까 지적하신 것처럼 50억이 투입했더라도 어떤 가치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전제되지 않으면 활용도가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통찰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겠지요.


그래서 확산에 집중하는 것은 일반 코디들이 담당하고, 좀 더 고도화가 필요한 부분은 전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전문가들이 지원하는 구조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정종필 : 훨씬 더 많은 베스트 프랙티스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제조업에 계신 분들을 움직이기가 굉장히 힘들기 때문에 우수 사례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서 서로 공개하고 교류하는 것들이 활성화 되어야 스마트공장이 더욱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범부처 협력해야할 유일 분야


김유활 : 그런 차원에서 거버넌스도 한 번 살펴야 할 것 같습니다. 스마트공장 관련 부처로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중앙정부는 물론, 각 지자체와 같은 많은 기관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여러 기관에서 추진할 경우 중복이나 주도권 경쟁 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까요.


권봉현 : 어려운 문제입니다. 자동화처럼 특정한 것을 하게 되면 특정한 부문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스마트공장이라는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게 되면 다양한 분야의 관계자가 연결되는 일이기 때문에 어느 한 곳에서 주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역량이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말이지요. 


여러 기관이 복합적으로 같이 움직여야 가능한 일이어서 한 곳에서만 담당하기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쉽지는 않겠지만 어떤 형태든 간에 부처를 뛰어넘을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종필 : 우리나라 기업의 대부분은 중소 규모이죠. 이런 말씀을 드리기 조심스럽지만 중소기업은 중소기업에만 안주하려는 성향에서 벗어나기 힘든 것 같아요. 일종의 피터팬 증후군이랄까요. 이를테면 융자나 R&D 등 중기에 대한 지원이 많으니 굳이 성장하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이죠.


중소기업을 운영하다가 다른 사람 명의로 바꾸고, 또 다른 중소기업을 만들어 똑같은 일을 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산업에 대한 발전을 저해하는 일임에는 분명합니다.


저는 이 시점에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여러 정부 기관에서 스마트공장에 대한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해 내놓는 중소기업 지원정책 방향이 바뀔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가령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려는 기업의 전략이 정부 지원의 평가 요소에 들어가는 방식도 좋겠고요. 이런 과정을 통해 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사례가 나오면, 이에 따라 관련 부처들의 지원 프로그램도 성숙되고, 산업도 같이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이런 한편에선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대기업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모든 학생이 대기업에 입사할 수는 없는 구조인 게 사실이고요. 그래서 공무원이나 다른 전문직 응시를 위해 시험 준비에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우수 인재들의 선순환적 흐름을 막는 요인이지요.


이러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간극을 메워주는 게 중견기업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해주는 정부 정책은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스마트공장 분야는 이런 측면에서 매우 의미가 있는 사업입니다. 범정부 차원에서 서로 협력해야 하는 유일한 사업이 아닌가 싶어요. 단시간 내 풀기 힘든 문제이긴 하지만, 정부의 지원정책이 이런 요소들을 담아내야 선순환 구조의 경쟁력을 지닐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권봉현 : 중소기업이냐, 중견기업이냐의 판단 기준은 그 기업의 규모일 겁니다.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그 기업이 보유한 기술이나 역량, 효과 등이 주요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히든챔피언처럼 클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면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어떻게 발전되어가고 얼마나 고용을 창출하고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등을 핵심 포인트로 본다면, 교수님 말씀처럼 평가하는 잣대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대로 일하는 기업들한테 더 도움이 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죠.

 

김유활 : 정부, 특히 추진단의 정책은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기초부터 고도화 단계로 세분화해 보급 확산을 지원하는 게 큰 틀인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 지원 대상의 대부분인 중소기업만 놓고 봤을 때 과연 고도화 단계까지 갈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거든요. 어떻게 보시나요.


권봉현 : 지원을 위해 편의상 기준을 나눌 수는 있을 겁니다. 그러나 저는 수준은 필요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들의 경우 부품만 잘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기 위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현장 데이터들이 연결되고, 부품 수요 업체들이나 고객들과도 연계가 된다면 그 이상 필요한 것이 없을 것 같아요. 경우에 따라서 많이 달라야 하겠지요. 


정종필 : 부품 생산 중소기업이라면 자동화를 더해 일부 스마트공장을 실현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인력 감소가 문제로 등장하겠고요.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게 고도화 도입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고도화 수준으로 가면 새로운 고용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고요.


제품의 보안은 핫이슈


김유활 : 표준화와 정보보호에 대한 이슈는 요즘 어떤가요.


권봉현 : 통신이나 네트워크 분야에 대한 물리적 표준화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다만, 산업별로 보면 패키지와 같은 부분들은 표준화라기보다 자연적으로 노하우가 쌓여진 구조로 수렴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누군가 표준을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업종과 산업에 맞는 형태로 수렴되는 구조이지요. 노하우가 쌓이는 구조에 각 회사의 특수한 부분에 따라 최종적으로 수정이 가해지는 행태가 될 가능성이 높아요.


정보보호는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올리는 방법에 큰 변화가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말 열린 일본의 시스템컨트롤페어에서 확인한 것처럼, 에지(Edge, 현장에서 제어하는 것을 지칭) 부분에서 가능한 것들이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클라우드나 회사의 방화벽 바깥으로 나가는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어서, 개인정보라면 아이디가 없어지거나, 회사 공정정보라면 활용 가능한 수준의 데이터만 나가게 하는 게 일반적이었지요. 그러나 이제는 에지단에서 운영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다음으로는 네트워크에 대한 보안이 우려됩니다. 예전에는 차단된 네트워크였잖아요. 구역별로 방화벽이 설치돼 있거나, 인트라넷으로 운영되지 않으면 개별적인 단위로 움직였지요. 하지만 지금은 모두 연결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품이나 부품을 만들 때 외부의 공격에 대한 방어까지 생각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요. 완벽하다고 볼 수 없는 부분이지요. 많은 부분이 보완되고 있습니다만, 시스템적인 방어벽 구축 등과 함께, 만들어지는 제품들의 자체적인 보안 이슈는 향후 꼼꼼히 준비해야 할 숙제입니다.


굳이 자율주행자동차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유튜브에서 볼 수 있듯이 와이파이로 연결된 일반 자동차를 해킹해서 핸들이나 와이퍼를 마음대로 움직이게 할 수 있거든요. 이런 부분은 정말 많이 연구하고 개선해야 합니다.


정종필 : 요즘 핫이슈가 블록체인 기술이잖아요. 블록체인을 적용하기 위한 관련 업계의 시도도 많고요. 실제로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절대로 뚫을 수 없다고 하거든요.


분산된 형태에서 신뢰성을 가져오기 위한 기술이기 때문에 산업에서 적용된다면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격들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기술력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표준화의 경우 전무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통신이나 네트워크와 같은 분야에서는 이미 상당한 진전이 있었고요. 공장 현장에서 실제 데이터가 필요해서 연결되는 것들은 PLC, CNC, 로봇 정도이고, 통일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표준화는 우리나라도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완전히 하단까지 데이터를 수집하는 수준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이며, 향후에도 이와 형태의 방향으로 추진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등장하는 디바이스들은 모두 통일된 형태의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는 기능들을 탑재할 겁니다.


일론 머스크가 ‘제조업의 패키지화’라는 말을 하면서 ‘제조업은 우리가 쓰고 있는 오피스 같은 패키지 제품들의 형태로 범람할 것’이라고 전망했잖아요. 저 역시 몇 년 안에 이런 형태의 패키지들이 각 산업별로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하고요, 이들이 표준화를 대변하는 형태의 모형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품에 정보 더해 가치 만들라


김유활 : 제조의 서비스화, 서비스의 제조화와 같은 아이디어가 스마트공장 분야에서도 가능하다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요.


정종필 : 얼마 전 한국전력 요청으로 특강을 했습니다. 들어보니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한전은 어떤 사업을 육성해야하는지에 대한 숙제를 임원들에게 내렸다 하더라고요. 한전도 전력을 생산하는 회사이지만, 그를 통해 수익을 내기보다 다른 가치에서 수익을 찾고 있더군요. 


예전에는 전기만 팔아서 수익을 냈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스마트폰과 같은 디바이스로 스마트하게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미터와 같은 서비스를 확산하자는 전략입니다. 이를 통해 상당한 수익이 창출되겠지요. 이런 형태로 새로운 산업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전력을 저장하거나, 친환경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재판매하는 등의 다양한 형태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만들 수 있겠고요. 한전뿐 아니라 전 산업계에서 이 같은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겁니다. 


권봉현 : 스마트공장 분야에서도 가능할 겁니다. 가령 제품의 가격만을 기준으로 접근하게 되면 대부분의 분야는 중국한테 이길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제품 배송이나 유지보수와 같은 여러 가지 가치를 놓고 생각하게 되면 아직도 한국 제품을 사용하는 게 장점이 많다는 판단하기 때문에 구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마트공장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독일의 아디다스 공장을 생각해 보죠. 이 회사의 경우, 동남아에서 디자인까지 포함해서 만들어오는 것이 1년 8개월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독일 현지에서 할 때는 10일 만에 배송이 됩니다. 결국 회사 입장에서 보면 독일에서 만드는 게 조금 비쌀 수도 있지만, 물류, 재고, 소비자 만족도 등을 모두 따지게 된다면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이 훨씬 좋다는 것이지요.


이런 식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계획 양산을 하는 데서 고객과 연결해 고객이 원하는 것을 빨리 갖도록 대응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지요. 


B2B에서도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닌, 제품과 함께 정보도 동시에 사용하고 그것을 통해 소비자가 새로운 이득을 만들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어떠한 분야에서 어떠한 가치를 만들 것인가를 기저에 두고 고민해야할 시점입니다.


김유활 : 긴 시간 감사합니다.


김유활 기자(yhkim@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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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월 | 2018 - 03 조회 26894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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