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차를 전기로 바꾸는 고효율 열전소재

게재월 | 2016 - 10 조회1838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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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효율 열전 반도체의 새로운 생산 방법 제시 


열전 반도체는 주변의 열을 직접 전기 에너지로 바꾸거나, 전기로 소재를 직접 냉각하는 전자냉각 시스템(소형 냉장고, 자동차 시트쿨러, 정수기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IoT(Internet of Things) 소자와 웨어러블 기기의 전력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상온에서 가장 열전효율이 우수한 열전 반도체는 비스무스 텔루라이드로, 이 소재는 현재 냉온 정수기나 소형 냉장고 등의 열전 소자로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상용화된 이 재료는 보통 단결정 잉곳으로 만들어지며 이로 인해 쉽게 깨진다는 특성 때문에 모듈 제작 시 수율이 떨어지며 생산 단가도 높다.


소자 내 구조 결함으로 전하 농도 제어


이와 관련, 최근 국내 연구진이 소재 구조를 제어하는 것만으로 열전 반도체의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자재료연구단 백승협, 김진상 박사 공동연구팀(제1저자 김광천 연구원, 박사과정)은 대표적인 열전 반도체인 비스무스 텔루라이드(Bismuth Telluride) 소재의 성능을 좌우하는 전자 농도를 외부 불순물 첨가 없이 소재의 미세구조 조절로 가능하다는 새로운 물리현상을 발견했다.


여기서 비스무스 텔루라이드란 상온 근처에서 가장 높은 열전 변환 계수(효율)를 갖고 있는 열전 반도체 소재를 말한다. Bi와 Te의 합금으로 만들어지며 Te-Bi-Te-Bi-Te의 원자배열이 반복되는 층상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 소재는 현재 냉매를 사용하지 않는 냉각시스템에서 열전소자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 비스무스 텔루라이드 결정계면의 전자현미경 사진과 결정계면 길이에 따라 증가되는 전자 농도


또 열전현상(Thermoelectrocity)은 반도체 소재에 전기를 가할 경우 한쪽이 냉각되고 또 다른 쪽은 가열되는 현상과, 반대로 소재 내에 온도차가 있을 경우 전기가 발생하는 현상을 통칭한다. 즉, 소재의 직접 냉각이 가능하며 온도차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또한 가능해진다.


열전 반도체에서 전자의 농도는 소재의 냉각 능력 및 발전 능력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열전 반도체의 전자 농도에는 통상적으로 불순물을 첨가하는 도핑 기술이 사용되어 왔다. 


열전효율은 소재 내 전자의 농도를 1019/cm3 정도로 적절히 조절해야 하므로 불순물 도핑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에 비해, 이번 연구에서는 소재 내 구조 결함을 이용해 전하의 농도를 제어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열전소재 내 배향이 서로 다른 두 개의 결정입자가 서로 만났을 때 형성되는 결정계면에서는 결정입자 내부에서 유지되던 원자결합 규칙이 깨지므로, 원자들은 원래 있어야 할 위치에서 미세하게 벗어나게 된다. 계면에서 일어나는 원자결합구조의 변화로 인해 본래 재료에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특성이 발현된다.


연구진은 비스무스 텔루라이드 열전 반도체에 존재하는 결정립계면(Grain Boundary)에서 자유전자가 생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에 대한 물리적 원인을 제시했다.


▲ 비스무스 텔루라이드 결정계면에서 생성되는 전자 모식도

(왼쪽 결정립과 오른쪽 결정립계면에서 전자 형성)


유기 금속 화학 증착법(MOCVD)을 이용하여 결정계면의 농도가 서로 다른 비스무스 텔루라이드 박막을 성장시켰고, 결정계면 농도에 비례해서 자유전자 농도가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즉, 이번 연구에서는 금속유기물화합 증착 방법을 사용해 고품질 단결정 Bi2Te3 박막을 형성한 후 성장 속도를 조절하여 결정립계면의 밀도를 제어하는 기술이 사용됐다. 또 이를 분석하여 Bi2Te3의 결정립계면에서 발생하는 자유전자 형성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다결정 형태의 비스무스 텔루라이드 열전 소재 제조 가능


박막 분석에는 X-ray 회절 패턴, 전자회절패턴(EBSD: Electron Backscatter Diffraction), 투과전자현미경(TEM: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을 이용한 구조 분석과 Van der Pauw 방법에 의한 홀 계수 측정을 활용한 전기적 성질 분석이 사용됐다. 이 분석을 통해 결정립계면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원자 간격의 변화로 전자 생성 가능성을 발견했으며, 제1원리 계산을 통해 실제 원자 간 위치 변화가 전자 구조를 변화시켜 자유전자를 생성할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은 불순물 도핑을 통해 단결정 형태로 생산되어 온 기존의 비스무스 텔루라이드 열전소재를, 도핑이 필요 없는 다결정 형태로 제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생산에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백승협 박사는 “이 연구를 통해 열전 반도체뿐 아니라, 비슷한 결정 구조를 가진 이차원 층상구조 칼코게나이드(Layered Chalcogenide, 예를 들어 이황화몰리브덴(MoS2)과 같은 다양한 반도체 소재에서 전기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저널인 ‘Nature Communications’의 8월 16일자 온라인에 ‘Free-electron creation at 60° twin boundary in Bi2Te3’라는 논문명으로 게재됐다.


정리 : 김희성 기자 (npnt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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