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공장 이렇게 하라-① 조용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스마트 팩토리 정확한 이해 필요…성공사례 발굴로 타 공장 확산해야

게재월 | 2017 - 11 조회4762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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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나 스마트 팩토리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글로벌 밸류체인을 통합하는 것이다. 그리고 고객이 원하는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생기면서 T자형의 수직과 수평적인 통합이 중요해졌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통한 제조공정 혁신 방안에 대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조용주 수석연구원이 ‘중소기업 CEO 대상 스마트공장 세미나’에서 발표한 강연 내용을 정리했다.


▲ 조용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은 CPS, IoT, 스마트 팩토리, 인터넷 서비스 등 4가지로 도출할 수 있다. 여기서 M2M (Machine-to-Machine)은 IoT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고, 스마트 프로덕트는 CPS의 하위 구성 요소이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의 독립적인 기술로 고려하지 않았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기술의 경우도 4차 산업혁명 구현을 통해 생성되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이터 서비스 개념으로 간주되어 고려하지 않았다.


어쨌든 독일이 가장 먼저 스마트 팩토리와 4차 산업혁명을 주창하며 전략이나 로드맵을 세우고 있지만, 실제 제조현장을 혁신한 사례들은 많지 않으며 2025년이나 2030년까지 큰 그림을 그리고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독일 인공지능연구소(DFKI)에서 진행하고 있는 테스트베드가 있다. 이 연구소는 독일 기업 위주의 테스트베드에서 최근에는 중국이나 미국 기업들까지도 같이 참여시켜 스마트 팩토리 모델을 만들고 있다. 독일은 이러한 테스트베드를 통해 본인들이 구현하고자 하는 시나리오를 만든다. 


예를 들면, 상호운용성, 가상화, 분산화, 실시간 능력, 서비스 지향, 모듈러 등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만드는데, 테스트베드의 가장 핵심은 하나의 셀이 고장 났을 때 새로운 셀을 바로 넣고 공장을 구동시킬 수 있는 형태의 개념까지도 얘기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특징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을 보면 수평적 통합, 수직적 통합, 엔드투엔드 엔지니어링 통합, 크게 3가지를 얘기한다. 먼저, 수직적 통합은 유연하고 재구성 가능한 제조 시스템 구현을 위하여 ERP 수준까지 다양한 레벨에서 액추에이터 및 센서 신호를 수직적으로 통합하는 개념이다.


엔드투엔드 엔지니어링 통합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하여 고객 요구사항부터 제품설계 및 개발, 생산계획 및 엔지니어링, 생산, 서비스, 유지보수, 재활용까지 제품개발 가치 사슬을 통합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어떤 제품을 만드는데 전체적인 밸류체인에 있는 각 단계를 한 개 기업이 할 수도 있지만, 기업 간의 협력구조를 통해 제품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효율적인 에코시스템을 수평적 통합이라고 얘기한다.


이와 관련해서 스마트 팩토리 사례들을 소개하면, 화낙이라는 일본기업이 있다. 화낙은 산업용 로봇을 제조하는 업체로서, 로봇이 스스로 구성하고 오류를 진단하도록 딥러닝,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했다. 딥러닝과 인공지능 기술 관련 우리나라 포스코의 경우도 광양제철소에 도금라인의 최적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2016년부터 해오고 있다. 딥러닝이나 인공지능 수준까지 이르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데이터가 쌓여야겠지만, 현재로서는 바로 전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오스트리아 Knapp AG라는 기업은 AR(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했다. 이 회사는 AR 기술을 활용하여 피킹(Picking) 기술을 개발했으며, 직원이 웨어러블 헤드셋을 착용하여 물품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검색이 가능하도록 실시간 재고추적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헤드셋을 착용하는 동안 서류가 더 이상 필요 없기 때문에 작업 효율 향상을 가능하게 한다.

 

실제 Knapp AG는 이 시스템을 통하여 근로자 교육 시간 단축, 프로세스 효율화, 작업 오류 발생 비율 40% 감소했다고 한다.


다음 사례는 스마트 팩토리의 최종 목표가 될 수 있는데, GE가 하고 있는 서비스 중에 플랜트 서비스(e-Plant)가 있다. GE Healthcare가 2012년에 도입한 혁신적인 기성품 모듈 공장인 KUBio는 상자에 있는 e-플랜트의 초기 사례로서, 확장 가능하고 효율적인 생산을 위해 사전 제작된 시설 및 공장 솔루션이다. 미리 검증된 모듈 형태의 유닛 및 가공 장비는 고객이 지정한 장소로 이송되어 조립할 수 있기 때문에 14개월에서 18개월 이내에 공장 가동 준비를 마칠 수 있다.


국내 사례로, 동양피스톤 경우는 정부예산으로 진행했던 스마트 팩토리 대표 공장이다. 하지만 샵 플로에서 센서를 붙여 POP 정도 하는 단계로, MES까지 올라가지 못하는 수준인 것 같다. 그러나 인공지능이나 딥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해서 제조현장을 바꾸는 단계까지 가려면 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다시 말해 다양한 설비나 현장에 있는 데이터를 통합하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스마트 팩토리 혁신 사례


스마트 팩토리 범위를 살펴보기 전에, 먼저 스마트 팩토리의 정의를 다시 한 번 짚고 갈 필요가 있다. 독일에서 얘기하는 개념과 조금은 다를 수도 있지만, 스마트 팩토리는 공장의 생산설비를 기반으로 한 수직적 통합과 고객의 요구사항을 시작으로 하는 제품개발 가치사슬 기반 수평적 통합이 구현되는 공장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고객이 어떤 제품을 주문했을 때 밸류체인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 공정과 생산 단계의 샵 플로에서 올라오는 정보를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 관점에서 볼 때, 고객을 반드시 포함시켜서 T자형의 수직과 수평적인 통합을 이루는 게 스마트 팩토리의 전체적인 개념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IoT, 5G, 에너지, 빅데이터, 클라우드, CPS는 단계별로 통합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핵심 기술이 된다.


현재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신발 기업 화승을 사례로 들어보자. 화승에서는 아디다스 외에 리복이라는 제품도 만들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발은 금형, 프레스, 사출, 봉제 과정을 거쳐서 제품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리복의 리퀴드 팩토리(Liquid Factory)는 금형, 프레스, 사출 공정을 없애겠다고 한다. 혁신적인 기술이나 새로운 기술들을 도입해서 이 과정을 없애면 그만큼 납기나 고객 요구사항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실제 화승의 리복은 그런 일을 하고 있다.


또 다른 혁신적 사례로, 아디다스 스피드 팩토리를 얘기할 수 있다. 아디다스 경우는 기존 밸류체인을 무시한 새로운 공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공장이 소비자가 많은 도시 인근 또는 도시 안에 위치하게 되고 사용자가 들어가서 맞춤형으로 발을 측정하면 로봇과 같은 지능화된 기계가 생산을 전담하여 나에게 맞는 신발을 바로 만들어 주는 개념이다.


이처럼 아디다스에서는 새로운 개념의 공장을 만들어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미싱기를 만드는 쥬키(JUKI)의 스마트 솔루션도 그 대표적 사례 중 하나이다. 쥬키 역시 가방이나 의류를 만들 때 3~40명이 제봉기에 앉아서 하던 공정을 7개, 8개 공정으로 줄였다. 예를 들어 남자 양복을 만드는데 옷깃에만 보통 3~4개 공정을 반드시 거쳐야 했는데, 이 회사는 1개 공정으로 바꿔버렸다. 이게 그들이 만든 자동화 설비이다. 이 설비로 7~8명이 실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처럼 아디다스, 리복, 쥬키가 하고 있는 스마트 팩토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사례와는 다른 개념이다. 리복은 기존 프로세스를 줄이는 거고, 아디다스는 기존 밸류체인을 완전히 바꿔버렸으며, 쥬키는 기존 프로세스를 따라가지만 봉제공장의 자동화 공정을 바꿔버리는 개념이 다른 혁신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따라서 똑같은 개념의 제조 혁신이나 4차 산업혁명 관련된 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기업마다 서로 다른 입장이 있기 때문에 각각 환경에 맞는 방향으로 스마트 팩토리를 진행해야 한다.


고려해야 할 스마트 팩토리 추진 전략


기업이 추구하는 궁극적 목적은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브랜드와 제품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물론 OEM/ODM하는 기업들의 전략들도 새롭게 만들 필요가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나의 브랜드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전략으로 가는 게 좋다.


대표적인 사례로, 다아나믹모션은 82년 설립 이후 핸드폰 번들 이어폰을 공급해오나 2013년에 자사 브랜드(DM008) 제품을 출시했으며, 트렉스타는 88년 설립 이후 글로벌 슈즈 브랜드의 OEM/ODM 업체로서 제품을 생산해오다가 1994년에 자사 브랜드인 트렉스타 제품을 출시했다. 서울대 교수들이 쓴 ‘축적의 시간’의 결론에서도 제품 설계, 엔지니어링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맥킨지에서도 미래 공장 3가지 전략으로 대량생산, 고객맞춤형 생산, 공장 서비스를 얘기하고 있지만, 여기에 한 가지 더 들어가야 할 것은 OEM/ODM 공장은 어떻게 할 거냐 문제이다. OEM/ODM 기업도 다이나믹모션이나 트렉스타 같은 자기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기업으로 키워야 한다. 이와 더불어 대량생산하는 기업, 사용자 맞춤형 생산 기업, 그리고 실제 공장을 만들어서 서비스할 수 있는 기업 전략도 필요하다.


수요산업뿐만 아니라, 공급기업 또한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해 고민도 해야 한다. 공급기업이라고 하면 스마트공장 관련해서 센서나 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이런 기본적인 솔루션들을 제공하는 회사들을 말하는데, 이 기업들을 키우기 위해서는 각각의 전략들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공급산업 육성 전략의 하나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는 구미에 정밀모터 조립라인 테스트베드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월부터 정밀모터를 생산하고 있다. 


그다음으로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관한 부분은 조금 다른 얘기이긴 하지만, 이 역시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 고객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제품 및 서비스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역할이 중요하겠다. 또한, 사용자 맞춤형 제품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부분도 중요하다, 여성 의류를 생산하는 ZARA가 좋은 사례이다. ZARA는 매장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고객이 방문했을 때 옷에 대한 요구사항이 ZARA 내부에 있는 정보 네트워크를 통하여 하루에 두 번 이상 본부 디자이너에게 전송된다. 또한, 구매 통계 데이터, 반품 비율이 반영된 일일 비즈니스 분석 보고서 및 판매 순위 분석 결과가 ZARA 시스템에 저장되며 색과 패턴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고객 니즈를 반영한 시장 세분화를 수행한다.


마지막으로 ‘Factory Maker’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광주에 김치공장 테스트베드를 운영해 본 사례가 있다. 


아직 실험단계이지만, 우리가 공장을 지을 때 어떤 입지를 선정할 것인지, 절인 배추를 얼마만큼 팔 것인지, 용량이 어떻게 될 건지, 이런 빅데이터 분석부터 생산계획, 가상공정을 만들어서 시뮬레이션하고 MES를 통합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게 확장되면 아디다스 스피트팩토리나 GE가 하고 있는 플랜트 서비스처럼 우리도 할 수 있다고 본다. 


임근난 기자(fa@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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