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게재월 | 2018 - 02 조회3078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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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부터 스마트공장 멘토로 일하다가 최근에 대기업으로 복귀한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근황을 서로 얘기하다가 갑자기 경제 얘기로 공감을 형성하며 2018년에 대한 심대한 우려를 갖게 되어 이 글을 쓴다.


경제와 제조업 중요성 인식

 

필자가 30여 년 활동을 해오며 느낀 것은 매스컴에서 나오는 사회 현상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반년 전부터 문제가 대두된 내용들이라는 것이다. 


어떤 이는 수출도 잘 되고 경제도 좋아지고 있으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하며 이 기회에 복지를 위한 재정 확충과 대출이자를 올리고 분배를 통하여 사회적 빈부 격차 해소를 주장하는 패널이 있다.


또 어떤 이는 반도체를 제외하면 나머지 제조업은 아주 심각한 상황이며, 반도체 업종의 경제 사회 파급 효과는 고용이 적기에 그리 크지 않아 성장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도 한다.


또 다른 어떤 패널은 ICT를 활용한 4차 산업이든 뭐든 간에 중소기업의 설비가 노후 되어 설비부터 지원해야지,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을 할 위치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필자가 보기엔 모두가 맞는 내용이다. 그 뜻은 헤쳐 나가야 할 대상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런대로 잘 해왔지만, 그동안


첫째, 가동율 극대화로 너무 수익에만 관심을 가져왔기에 그 과정과 설비나 로봇 같은 수단에 관심이 적었기에 관찰, 분석, 제어하는 ICT만으로는 중소기업의 노후화된 설비의 생산성과 품질을 해결할 수가 없고 자동화 설비는 외국산이 많아서 ICT 연계가 힘들고 유지보수비가 많이 소요된다.   


둘째, 업체 현장을 수년 동안 코칭하며 다니면서 중소기업 사장들과 관리자들과 소통해 보면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은 점점 어려워져 간다. 


셋째, 한국으로 돌아오는 기업은 적고 대기업 특히, 전자 업종은 해외로 가니 관련 1차 협력사들은 따라갈 수밖에 없고 따라가지 못한 업체들은 조달 비용이 더 들어간다.


넷째, 한국의 제조업은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해 왔기에, 중소기업의 해외 마케팅 능력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 수단인 IT 시스템 자체가 없다. 


한국에서 제조업은 경제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한다. 서비스업인 관광이나 교육, 의료, 방송예술 등이 발달해야 소득 4만 달러로 갈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제조업 경쟁력을 지킨다는 전제하에 이야기되는 것이지 제조업만큼의 경제 사회 안정에 대한 파급 기여도는 적다.


자원이 많지 않고 국내 시장도 작은 한국에서는 수출로 먹고살아야 하는데, 그 수출을 대기업이 대행해 주었기에 할 수 있는 인재나 시스템 인프라가 중소기업 사장들에게는 없다.


사실은, 매일매일 외국인 근로자 출석 체크하고 설비 고치고 모기업 관계자 만나고 불량품 대책과 생산을 챙기다 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할 시간도 없는 것이 중소기업 현실이다.


다행히도 무수한 패널들의 토론으로 한국 제조업이 경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공감대가 이루어져 가는 듯하다. 그러나 제조업을 성장 육성해야 한다거나 한국으로 제조업을 다시 돌아오게 해야 한다거나 떠나가는 제조업을 막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부르짖는 사람은 없다.


 

개념과 현상에 대한 인식 공유

 

우리가 4차 산업이라고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물론, 필자도 제조 설계 개발과 자동화 컨설팅과 IT 컨설팅 30여 년을 했음에도 4차 산업혁명 전문가는 아니다. 그런 전문학과도 없고 그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우리 위원들도 분야별로 전문 영역이 있다. 데이터 수집 전문가, 데이터 분석 전문가, 설비 제어 전문가,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가, 소프트웨어 시스템 운영관리 전문가, 로봇 전문가, 자동화 시스템 전문가, 생산관리 전문가, 설계 개발 관리 전문가, 전략 경영 전문가, 시스템 통합 전문가, 자동화나 정보 시스템 컨설팅 전문가 등등 모두가 각 분야 전문을 바탕으로 해서 4차 산업혁명을 코칭하고 있다.


우리가 배우기에는 1차 산업은 농업, 2차 산업은 제조업, 3차 산업은 서비스업이다. 따라서 요즘 화두 되는 것을 정확히 표현하면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즉, 간단히 요약하면


• 1차 산업혁명은 증기 관련

• 2차 산업혁명은 전기 관련

•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 관련

• 4차 산업혁명은 스마트


인데, 이것이 모든 것들에 대한 융합이다 보니 어려워들 한다. 기초가 되는 3차 산업혁명인 컴퓨터(여기서는 엑셀 수준이 아님) 서버라는 것과 운영 경험 자체가 중소기업에 없기에 근접이 쉽지 않고 당장 급한 노후화된 설비라도 지원해 달라는 것이다. 더욱이 은행에서 대출 이자는 상승하는 추세이기에 더욱 그런 요청이 있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의 스마트를 다시 제조업으로 폭을 좁혀 풀어 해석해 보면,


• 데이터 자동 수집

• 데이터 분석 관리

• 비즈 환경 시나리오 관리

• 데이터에 근거한 자동 제어

• 빅데이터에 근거한 인공 지능 AI

• 데이터, 설비 및 솔루션들과의 통합 연계, 글로벌 소통, 시나리오에 의한 자동 Planning 

• 디지털 설비, 자동화 시스템 적용 연계, 로봇 활용


등으로서, 한층 고도화되고 복잡화되고 통합된 제조 시스템과 격동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즉각적 대응 시스템이라고 필자는 해석한다.


여기서, 사람의 단순 작업을 뺏는다고 하면 30년 전 수준이나 인건비를 중심으로 하는 한국을 따라오는 국가들에서 얘기해야 하는 것이라서 할 말이 없고, 중요한 것은 너무나 고도화된 시스템이기에 고도화된 고급 인력이 아주 많이 필요할 것이고 따라서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스마트한 인재 양성과 육성 및 관리 운영이 매우 중요하다. 즉,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스마트 인재 양성과 보급, 교육과 운영 그리고 그들에 대한 지원과 대우인 것이다. 


그리되면, 기업주 입장에서는 인건비가 더욱 들어가서 전체 경영 수익은 비슷할 수도 있으나, 작은 국가 기업이냐 글로벌 강소 기업이냐가 달라지는 것이고 글로벌 시장과 고객을 가지고 있으면 훨씬 안정적이고 폭발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는 글로벌 경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살아남는 현 시점에서의 선택이라고 본다.


그럼, 이제 국내 제조업 현상을 보자.


• 중부와 남부 지방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도 구하기 쉽지 않다.

• 한국 근로자는 작업시간 준수와 복지를 기대한다.

• 설비와 로봇을 다루는 숙련된 근로자가 없다.

• 금형 같은 뿌리산업 업종은 시니어들조차도 은퇴하고 있다.

• 시니어들로부터 노하우를 인수하지 못하고 있다.

• 설비는 국산이 좀 있으나 글로벌 시장을 갖은 중국산이 더 저렴하고 첨단화되어 수입되고 있다. 

• 로봇은 30년 전보다 후퇴하여 거의 일본, 독일산이다.

• 디지털 설비와 로봇 연계는 업체 승인을 받아야 하고 비용도 매우 든다.

• 사물인터넷은 결국 외국산 설비와 로봇, 그리고 해외 전문 솔루션의 통합이다.

• 그래서 결국 운영비가 급상승하여 수익은 적어지고 시장은 그대로이다. 

•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시스템은 한순간에 구축할 수도 없고 운영 경험도 없다.

• 이 모든 것을 마스터플랜처럼 중소기업에 맞게끔 지원하는 제도는 없다. 

• 컨설팅 전문기업이 관련되면, 남은 것은 문서뿐이고 고도화되고 첨단화된 해외 사례 복사판이다.

• IT보다는 설비에 가깝고 수출은 누군가 해주었기에 독자적으로 할 자신이 없다.

• 인공지능화된 로봇을 보면 보는 사람은 즐거워도 담당할 인재가 없다.

• 국내 시장은 너무 작아서 로봇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고 수출을 해야 한다. 

• 비즈니스 사업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진다.

• 사장 혼자 하기에는 한계를 느낀다.


등등이다. 


자, 이제 이 정도면 모두가 공감하고 방향도 나왔다고 본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은 생존 수단으로서 시급히 서둘러야 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한국은 G20 중에서 후순위에 속하고 로봇 등은 중국과 인구 비례로 보면 7배에 달하고 소프트웨어 솔루션도 동남아 시장을 제압했다.


중국은 2015년 5월 선포한 제조 2025에서, ‘제조업은 국민경제의 주체일 뿐만 아니라 나라 건설의 근본이며, 나라 부흥의 도구이며, 강성국가의 토대’라며 제조업 육성을 굴기의 핵심으로 선언했다. 중국은 이제 한국을 경쟁국으로 보지 않는다. 

 

혁명의 시작은 결단하는 사람

 

자꾸 혁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가 있다. 혁명이라는 단어 아니고서는 지금의 이 시대 상황을 돌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컨설턴트 출신으로서 변화에 대한 관리 정도로는 사람들의 반응을 끌어내기가 어려운 것이다.


더욱이 한국의 중소기업은 경제 기여도가 큼에도 불구하고 3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컴퓨터를 그동안 사용 안 해 왔고 그로 인해 대한민국 정부는 제조업3.0을 강조했지만, 이제는 한국보다 훨씬 더 빨리 더 높이 날아가는 주변국들을 보면서 4차 산업혁명을 외쳐야 제조업3.0도 겨우 될 정도라고 본다.


다시 말해서, 제조업 3.0이 영원히 목표가 되어서는 아니 되고 하루속히 넘어서야 하는 단계로 규정하자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그러하겠지만, 혁명이라는 것은 결단을 의미한다. 그것도 최고 경영자라는 주체가 있어야 하고 거기에는 항상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업의 분위기를 먼저 형성해야 하는데, 세미나 초청이나 작은 부분부터 개선, 자동화 시스템 도입, 정보 시스템 도입, 마케팅 시스템 도입 등 하나씩 하나씩 최고 경영자가 밀고 당겨야 가능한 것이다. 


지적 교육 수준이 높은 나라이기에 단순히 최고 경영자가 인건비만을 주장한다면 결국은 사람이 떠날 것이다. 경영자는 비전을 제시하고 사업을 확장하고 사람을 육성하는 것이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고급 인재가 많다. 우리는 그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결심하면, 지적 수준이 높은 고급 인재들과 함께 아직도 따라갈 수 있는 기회는 바로 2018년이 원년이라고 생각하자. 우리는 모두 할 수 있는 잠재 역량을 가지고 있다. 


김명섭 스마트공장 추진단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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